게임 개발의 정석: 서렌 존슨이 말하는 ‘느림의 미학’

게임 개발의 정석: 서렌 존슨이 말하는 '느림의 미학'

요즘 게임 업계를 보면 그야말로 속도전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1년이 멀다 하고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개발사들은 어떻게든 빨리 결과물을 내놓으려고 안달이죠. 그런데 이런 와중에 ‘올드 월드(Old World)’의 디자이너인 서렌 존슨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스튜디오인 모호크 게임즈(Mohawk Games)를 계속해서 작게 유지하며, 남들이 보기에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게임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밝혔거든요. 그는 “게임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결과적으로 더 훌륭한 게임이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사실 서렌 존슨에게는 당장이라도 만들고 싶은 게임 아이디어가 적힌 거대한 리스트가 있다고 합니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 리스트에 있는 게임들이 빨리 나오면 좋겠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합니다. 게임이라는 게 단순히 코드를 짜고 그래픽을 입히는 공산품이 아니라, 깊이 있는 경험과 재미를 설계하는 예술이기 때문이죠. 스튜디오의 규모를 작게 유지하는 것 역시 경영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팀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밀도 높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제가 예전에 인디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설쳤던 철없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저는 ‘한 달 안에 완성해서 스팀에 올리면 나도 대박 나겠지?’라는 아주 순진하고도 멍청한 생각을 했었죠. 기획안은 무슨,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캐릭터를 배치하고 무작정 코딩부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3주 차가 되니 제가 짠 코드들이 서로 스파게티처럼 엉켜서, 주인공 캐릭터가 점프를 하면 갑자기 배경음악이 멈추고 화면이 핑크색으로 변하는 기괴한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게임을 완성하기는커녕 버그를 잡다가 멘탈이 붕괴되어 결국 프로젝트를 휴지통에 넣었습니다.

또 한 번은 친구와 함께 ‘역대급 RPG’를 만들겠다고 2주 동안 밤샘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희는 효율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오직 ‘멋있는 기능’만 잔뜩 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죠. 그 결과, 게임에는 웅장한 퀘스트 시스템은 없고 그냥 길가에 떠돌아다니는 닭만 500마리 있는 이상한 시뮬레이터가 탄생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게임은 그냥 쓰레기 더미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서렌 존슨의 말을 들으니, 그때 제가 너무 성급하게 ‘빨리빨리’만을 외쳤던 게 아닌가 싶어 부끄러워지네요.

서렌 존슨의 철학은 지금의 게임 산업에 분명한 경종을 울립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마케팅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뽑아내려는 기업들과 달리, 모호크 게임즈는 자신들만의 템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완성도를 끝까지 붙잡고 가겠다는 고집인 셈이죠.

성공적인 게임 개발을 위한 핵심 요소

서렌 존슨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명확합니다.

  • 품질 우선주의: 출시일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완성도입니다.
  • 소규모 팀의 강점: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핵심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장기적인 시각: 단기적 매출보다는 장기적으로 사랑받는 IP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철저한 기획: 무작정 만드는 것보다 리스트를 관리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초반에 전력 질주를 하면 결국은 지쳐서 쓰러지고, 버그투성이의 엉망인 결과물만 남게 되죠. 존슨이 말하는 ‘더 오래 걸리는 게임 개발’은 어쩌면 게이머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기 위한 가장 정직한 길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모호크 게임즈가 어떤 속도로, 또 어떤 명작들을 내놓을지 기대가 됩니다. 저 역시 조급함을 버리고, 제가 즐기는 게임 하나하나를 더 깊게 음미하며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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